이녀석의 특징은 와인더가 딸깍 걸리는 지점이 없이 무한정 돌아간다는 거다.
조악하다.
한컷 만큼만 돌리려면 지침을 보고 정확히 반바퀴를 돌려줘야 한다.
게다가 이 녀석의 셔터는 렌즈부에 달려있고 와인더(필름을 돌려주는 손잡이) 랑은 전혀 상관이 없어서
지금 노출된 면이 이미 찍은 면인건지 새로운 필름면인건지는 관심없다.
ㅋㅋ 같은 컷에다 대고 무한정 셔터가 누를 수 있는거다.
(보통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발달된 카메라들은 와인더와 셔터를 연동시켜서 와인더로 새로운 컷을 장전하기 전에는 셔터가 안눌리게 되어있다)
그래서 위 사진같은 문제가 생긴다.
이전 컷을 찍고난 후 와인더 돌린걸 까먹고 다음컷을 찍으면
이렇게 두가지 상을 한 면에 찍어버리게 된다.
이런 것을 '다중노출' 이라고 한다.
사실 이점은 조악하면서도 유용하다.
이런 특성을 잘 이용하면 광량이 부족할때 같은 필름면에 빛을 여러번 노출시켜서(=셔터를 여러번 눌러서)
충분히 빛을 쪼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카메라라는게 어둠상자에 빛을 투과시켜서 필름에 상을 맺히게 하는 물건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조악한 특징은 렌즈가 어두운 카메라에게는 장점으로 돌변한다
때로는 계산을 한 후에 교묘히 두 컷을 잘 조합해서 좀 더 추상적이면서도 묘한 사진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의도한 사진은 아니지만 이녀석은 그런 과정을 통해 묘하게 나와버린 다중노출이다.
어쨌든 이녀석 참 매력적이다.
Gakkenflex
fuji auto auto 200
'C a m e r a O b s c u r a > T L R' 카테고리의 다른 글
[gakkenflex 1st roll] 무제 (0) | 2013.09.30 |
---|---|
[gakkenflex 1st roll] 자리 (0) | 2013.09.30 |
[gakkenflex 1st roll] 자리 (0) | 2013.09.29 |
[gakkenflex 1st roll] 빼꼼 (2) | 2013.09.28 |
[gakkenflex 1st roll] 이슬이 (0) | 2013.09.27 |
[gakkenflex 1st roll] 어질어질 (0) | 2013.09.27 |
[Gakkenflex 1st roll] 키다리꽃 (0) | 2013.09.27 |
[Gakkenflex 1st roll] 결 (0) | 2013.09.26 |
[Gakkenflex 1st roll] 이쪽으로 가세요 box (2) | 2013.09.26 |
[Gakkenflex 1st roll] 손수 조립한 싱그러움 (2) | 2013.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