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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앞 계단

긴목이와 네모 이야기 긴목이는 갸냘픈 목선과 팔 다리를 가진 어여쁜 아이입니다 덩치가 커다랗고 머리 위에 마치 유니콘처럼 예쁘게 뿔이 뻗은 네모를 사랑하지요 네모 역시 자기 뿔만큼이나 길고 곧은 목선이 아름다운 긴목이를 사랑하구요 긴목이는 밤이 되면 얼굴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요 네모는 그 빛나는 얼굴이 참 좋았어요 네모의 뿔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가끔 세상을 뿌옇게 만들어도 긴목이의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은 네모 주위를 반짝반짝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으니까요 네모의 세상이 언제부턴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다고 네모는 느꼈답니다 네모만 긴목이를 사랑한 것은 아니었어요 긴목이는 네모의 주위에 항상 퍼져있는 뿌연 연기가 매혹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은 네모의 연기를 보고 콜록콜록 기침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지만 긴목이는 네.. 더보기
풀죽은 가로등 풀죽은 가로등 사실은 가로등과 그 뒤에 있는 '네모'의 이야기 진상은 며칠 후에 얘기해줄게요 찍을 때도 재미있었던 각도인데 찍어놓고 보니 각도의, 내 사진에 이런말 붙이기 뭐하지만, '승리'다 eximus kodak gold 200 더보기
잡아줘 집 앞 계단을 내려오는데 누가 나즈막한 목소리로 부른다 -저기... -응? -잡아줘... -나 말야? -그래, 잡아달라구... 너 밖에 내 손 잡을 수 없잖아 아우성을 뒤로 하고 나는 다른 이의 손을 잡으려고 너를 지나쳤다 미안, 틀렸어 난 더 이상 네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네 손을 잡는 순간 그 장갑에 숨겨진 날카로운 가시가 나를 깊숙히 찌를테니까 나도 몰랐는데 네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래 내가 널 잡으면 가시가 내 손을 깊숙히 찌른대 그거 아니? 그래서 네 손이 그렇게 붉게 물들어 있는거야 hi matic AF-D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