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노래가 딱이다
오늘 풀어놓을 내 얘기에
일전에 노량진은 내게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특별함의 이유속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그러나 아는 사람은 아는
어떤 스토리 하나가 포함되어있다
아니, 그 스토리가 사실 그 특별함의 전부다
누군가 언젠가 쓸 소설에는
소재로 반드시 들어갈 수도 있을
특별하지만 또 진부한 그런 스토리
내 스무살의 기억
노량진에 다시 돌아오면서 사실 가장 궁금했던건
10년전 머물렀던 그 공간의 구석구석이 아직 그대로인지와
10년전 그 모든것들을 특별하게 만들어줬던 어떤 한 사람에 대한 것
그것 두개였다
10년 전 내게는
그 공간이 전부였고
그 시간이 전부였고
그 아픔이 전부였고
그리고
그 사람이 전부였다
늘 궁금했다
잘 살고 있는지
아직 거기에 있는지
아직도 그렇게 신발을 찍찍 끌며 구부정하게 고갤 숙이고 걷는지
아직도 담배연기 사이로 쓸쓸한 미소를 짓는지
헌데 오늘 그 사람을 봤다
설마 일어날 리 없다 생각하며 잊어가던 일이
그렇게 영화처럼 일어났다
그대로였다
믿기지 않을정도로 모든것이
그 쓸쓸한 미소까지도
아. 근데 왜 그렇게 떨리는거냐
10년이나 지났는데 왜
이젠 좀 희석될 때도 되었는데 왜
마치 10년 전 그 날 처럼
그 사람도 나도 변한 것 없이
10년전 바로 그 때 그 공간에 서있듯이
그렇게 그 순간 모든게 그대로였다
움직일 수 없었다
입가에 눈빛에 잔잔한 웃음을 머금은 채로
그사람이 사라진 후에도 나는 한 동안 그렇게 거기에 서 있었다
지금이라도 저 문을 들어가 그사람을 보고 빙긋 웃으면
그 사람은 놀란 얼굴로 그렇게 묻겠지
참 오랜만이라고,
잘 지냈느냐고,
왜 그렇게 오질 않았느냐고,
사실 들어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가서 참 오랜만이라고, 잘 지냈느냐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웃으며 돌아선다
지금은 그럴테다
좀 더 성공한 모습으로 당신을 보고싶으니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내 옆에 있어줬던 당신때문이었노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으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초라한 지금 모습은 보여주기 싫다
오래 기다리게 하진 않을거다
한번쯤은 꼭 저 문을 열고 당신을 만나러 갈거다
그리고 그 날 아마 난
내 젊은날동안 가장특별했던 그 시간, 그 공간에
10년만에 다시 서 있겠지
10년전처럼
그 사람과 그렇게 마주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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